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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이라는 동시대적 화두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와 그로부터 비롯된 심리적 분절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대리석으로 재현된 카세트테이프는 과거의 정보를 저장하던 기능을 상실한 채, 역설적으로 물질적 영속성을 획득한 ‘화석’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이 견고한 영원함의 상징 내부에는 끊임없이 소리를 내는 귀뚜라미라는 생명체가 갇혀 있어, 찰나의 현재와 필멸성을 날카롭게 대비시킨다.
작가는 어떤 존재에게도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성이란 불가능하다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다. 영원을 흉내 내는 차가운 광물과 곧 소멸할 생명체의 소리가 빚어내는 불협화음은 관객에게 기묘한 긴장감과 공포를 선사한다. 울음소리가 멈추는 순간 직면하게 될 정적은 보존하려는 욕망이 실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증명한다. 이 작품은 지속가능성이라는 낙관적인 구호 이면에 숨겨진 유지의 강박과 소멸에 대한 두려움을 목도하게 하며, 관객을 억압적인 정적과 위태로운 긴장 속에 몰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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